▲프랑스국립도서관 특별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4월 12일~7월 16일)에 전시 중인 직지의 모습 <제공:문화재청>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하 직지) 원본이 반세기 만에 일반에 공개됐다. 

직지는 승려 백운이 고승들의 어록을 가려 엮고 그의 제자인 석찬과 달잠이 간행한 불교서적으로, 참선을 통해 스스로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주제들과 선종불교의 진리를 담고 있어 제자들을 위한 교본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1455년경에 제작된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을 앞선 1377년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상하 2권이 인쇄되었다. 현재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은 금속활자본 하권이다. 상권은 현재 존재가 확인된 것이 없다.

직지는 주한대리공사를 지낸 프랑스인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1853∼1922)가 수집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최초로 공개 전시했다. 이후 프랑스의 동양학자 모리스 쿠랑(1853~1935)이 저술한 「한국서지」(보유판 1901년, 3738번)에 게재되었고 이후, 예술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1854∼1943)의 손을 거친 후 그의 유언에 따라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되었다.

▲관람객들이 직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제공:문화재청>

 

직지가 다시 세상에 알려진 것은 프랑스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던 박병선박사(1923~2011) 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병선 박사는 1955년 프랑스 유학을 떠나기 전 스승인 사학자 이병도 교수에게 인사를 갔다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고서들을 약탈해갔다는데 그 행방을 알 수 없으니 프랑스에 가거든 한번 찾아보라."는 말을 가슴에 간직했다.

 

박 박사는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사서로 취직해 틈날 때마다 도서관과 박물관을 뒤지고 다녔다. 그러던 중 국립도서관의 지하 창고에서 먼지에 덮여 있던 '직지'를 발견하게 됐다.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를 찾은 박병선 박사’ 기사 인용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06685&CMPT_CD=SEARCH)

 

직지는 1972년 ‘세계 도서의 해’ 전시, 1973년 프랑스국립도서관의 ‘동양의 보물’ 전시에서 공개된 것을 마지막으로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직지는 불법 유출의 증거가 없기 때문에 환수하거나 반환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고 문화재 분야 관계자는 말한다. 직지를 직접 볼 수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 특별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은 4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프랑스국립도서관은 11일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의 전시지원 및 학술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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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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