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현철 교수(한국체육대학교). 4월 6일 한국체육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수상구조사 자격증에 대해 저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어떤 시험과목이 있으며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준비해야하는지... 그런데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하다 보니까 제대로 알려 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도전했죠. 학생들에게 당당하고 싶었어요.”

육현철 교수(한국체육대학)는 지난 3월 실시한 수상구조사 시험에서 61세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수상구조사는 민간단체에서 양성하던 수상안전요원을 세월호 참사 이후 수상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7년부터 국가자격시험으로 실시되고 있다.

2017년 이후 수상구조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모두 3,551명이다. (2023년 4월 3일 기준) 이 중 2~30대가 80%를 차지한다. 50대는 47명뿐이고  60대 이상은 지난 7년간 한 명도 없었다. 이번에 육 교수가 유일한 합격자다.  20대 합격률이 70%, 30대 합격률이 68%인 것을 보면 수상구조사에 합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수상구조사는 해양경찰청장이 지정한 기관에서 이론 16시간 실습 48시간을 이수해야 시험 자격이 주어진다. 시험과목은 자유형(25m), 평영(25m), 트러젠(25m), 잠영(25m)을 순서대로 1분 45초안에 들어와야 하며, 수면 위로 손목을 내놓은 상태로 다리만을 이용해 물에 떠 있는 입영을 5분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입수, 구조 운반 등 장비를 활용한 구조와 심폐소생술, 제세동기사용법, 로프매듭법 등의 시험을 통과해야 합격증을 받을 수 있다. 

과정이 이렇다 보니 배영 한국신기록을 세웠던 수영 국가대표 출신 육 교수에게도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20대들과 같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려면 직접 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에 멈출 수 없었다고 한다.

육 교수는 수상구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을 매일 수첩에 기록하고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재를 만들기 위해서다. 현재는 한국체육대학교 학생을 대상 수업교재로 활용할 예정인데 앞으로는 수상구조사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상구조사는 취득하면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육 교수는 말한다. 먼저 수상레저 관련 사업장이나 워터파크 등에서 인명구조와 안전관리 업무를 할 수 있다. 특히 해양경찰과 해군부사관 시험의 경우 가산점이 부여된다. 해양경찰청의 가산 자격증 배점기준표에 따르면 수상구조사는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와 함께 5점의 가산점이 부과된다.

육 교수는 수상구조사 외에도 생활스포츠지도사 국가자격증, 전문스포츠구조사 국가자격증, 스킨스쿠버, 윈드서핑, 수영연맹 다이빙 심판자격증, 수영1급지도자 자격증, 3종경기 심판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자격증도 ‘내가 알아야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철학에서 출발했다.

그는 수상구조사와 같이 자격증을 취득할 때마다 모든 과정을 기록해서 학생들을 위한 교재를 제작하고 있다. 

▲2022년 육현철 교수는 1,888km 전국국토종단 그랜슬램을 달성했다.<제공:육현철  교수>

육 교수는 체육대학 특성상 수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체력관리는 필수라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환갑의 나이에 자전거로 1,888킬로미터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육현철 교수는 아직도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한땀 한땀 노력으로 일궈온 이 길을 제자들은 시행착오 없이 갈 수 있도록 길라잡이가 되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일까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노교수의 열정과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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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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