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응천 문화재청장이  490년만에 돌아온 '독서당계회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독서당계회도’를 2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독서당계회도는 중종(재위 1506-1544) 연간에 사가독서한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하여 제작된 그림으로, ▲ 현전하는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 중 하나이자 실경산수로 그려진 계회도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고, ▲ 실제 참석자들의 이름과 계회 당시 관직명 등을 통해 제작연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 조선 초기 산수화의 면모를 보여주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그림의 상단에는 ‘독서당계회도’라는 제목이 전서체로 쓰여 있고, ▲ 중단의 화면에는 가운데 우뚝 솟은 응봉을 중심으로 한강변의 두모포(豆毛浦)(지금의 성동구 옥수동) 일대가 묘사되어 있으며, ▲ 중앙부에는 강변의 풍경과 누각이 자리 잡고 있다. 강변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안개에 가려 지붕만 보이는 독서당(讀書堂)을 확인할 수 있고, 계회는 독서당이 바라보이는 한강에서 관복을 입은 참석자들이 흥겨운 뱃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 '독서당계회도' <제공:문화재청>

그림 하단에는 참석자 12인의 호와 이름, 본관, 생년, 사가독서한 시기, 과거 급제 연도, 계회 당시의 품계와 관직 등이 기재되어 있다.

참석자들은 1516년부터 1530년 사이에 사가독서한 20~30대의 젊은 관료들이다. 그 중의 청백리이자 백운동서원을 설립하여 서원의 시초를 이룬 주세붕, 성리학의 대가로 추앙받았으며 『규암집』을 저술한 송인수, 약 50년간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시문에 뛰어났던 송순 등의 관료들이 주목할 만하다.

또한 독서당계회도에 기록된 참석자들의 관직은 그림의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송인수와 허항은 1531년과 1532년 초에 각각 새로운 관직에 임명되었는데, 죄목에는 이들이 1531년 지냈던 관직명이 기재되어 있어 이 작품이 1531년경에 제작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현전하는 작품이 적은 조선 전기의 기년작이라는 점과 함께, 조선 초기 실경 산수화의 면모를 대변하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다.

이번에 돌아온 독서당계회도는 이미 국내 학계에서는 알려져 있던 유물로,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소장자이던 간다 기이치로(동양학자, 교토 국립박물관 관장 역임)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다른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490년의 세월을 거슬러 우리 품으로 다시 돌아온 독서당계회도는 오는 7월 7일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되는《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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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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